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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

[영화 방가방가 리뷰]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by 따스한사람냄새 2010. 10. 26.

(영화 방가방가 리뷰)

고등학교나 대학교 시절 수련회나 MT를 가게 되면 많은 게임을 즐겨했다.

디비디비딥, 007 빵, 뻔데기 등등

오늘 본 영화를 보며 생각난 게임이 있다.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라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술래가 대상자에게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의 반응 여부에 따라 결과가 주어지는 게임이다.

만약, 대상자가 '예'라고 대답한다면 술래는 다른 대상자를 찾아야 하고, 대상자가 '아니오'라고 대답한다면 대상자의 양 옆의 사람이 재빠르게 다른 빈자리로 이동해야 살 수 있는 게임이다.


한국 영화를 극장에서 본 것이 오랫만인듯하다..

이 영화를 보며, 이전에 '나의 결혼 원정기'를 봤던 기억이 새록 떠올랐다

'나의 결혼 원정기'를 봤던 때가 2005년이니 벌써 5년이 흘렀다.

'나의 결혼 원정기'는 결혼하지 못한 농촌 총각들의 이야기였다. 특히, 결혼을 하기위해 해외 여성을 찾는 이야기었다.

.

근대 산업혁명이 일어났을 때, 인간의 부품화, 비인간화에 대한 풍자로 

찰리 채플린의 영화가 등장했듯이 영화는 늘 시대를 반영한다.


오늘 본 영화 '방가?방가!'는 두가지를 이야기한다.

1. 나날이 어려워지는 취업난

2. 날로 늘어가는 이주 노동자

영화는 2번에 초점을 맞추며 묻는다.. 

우리가 이웃으로 살 수 있느냐고...

우리는 이웃으로 살 준비가 되어 있냐고

 

주인공 '방가'(김인권 역)은 키도 작고 외모도 동남아시아 사람을 닮았다 해서 취업이 안되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의 능력이나 스펙의 부족으로 취업이 안되는 것이 아닌 '동남아시아인'을 닮았다는 이유를 부각시키며 '부탄'이라는 나라에서 온 '방가'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사진 출처 : DAUM 영화 :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54923&t__nil_upper_mini=title)


사실 여기에서부터 현실감이 없다. 동남아시아의 인종분포는 방대하다. 어느 인종을 닮았느니 하는 것은 어찌보면 우리의 시선일 뿐이다. 
영화 속에서도 부탄이라는 나라를 부탄가스라 부르며 농담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생각해보면, 나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아도 한 반에 동남아 스타일이라 놀림을 받았던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 우리에게 '동남아'는 사람을 비하하는 단어였던 것이다. 
그것은 영화 곳곳에서 묘사된다.

나도 모르게 베어버린 인종적 편견과 차별..
영화는 그것을 묘사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사진출처 : DAUM영화 :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54923&t__nil_upper_mini=title)


그렇다면, 함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에게 이웃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영화에서 '방가'는 가짜 이주노동자다.. 하지만 그들의 현장에 직접 들어가서

그들과 대화하고 그들과 어울리려 노력한다. 그러면서 그들의 아픔도 알게 되고

그들의 마음도 알게 되어.. '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 그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현장에 직접 들어가서 그들과 대화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인 그들에게 사회적 강자인 우리가 몸을 숙여야 한다.

 

(사진출처 : DAUM영화 :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54923&t__nil_upper_mini=title)


또하나, 베트남 여인이었던 '장미'

에게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바지를 사준 '방가'는 봉변을 당한다..

왜냐하면 문화적 차이를 몰랐기 때문이다.

영화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바지를 사주는 행위는 여자에게 모욕적인 행위였다.

그렇다, 우리 안에 이미 문화적 전통이 다른 집단이 생겼다.
(이주노동자든지, 농촌으로 시집온 이주인이든..)

우리가 그들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출처 : DAUM영화 :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54923&t__nil_upper_mini=title)


이 영화 참 의미깊다.. 무거운 주제를 재밌게 풀어보려는 시도가 많이 보였다.

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아쉽다. 특히, '방가'의 절친 '용철'의 역활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의 사람으로 묘사되기엔 '용철'은 너무 어중간하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매개체로서의 역활이기엔 비중이 너무 크다.

또한, 베트남 여인 '장미'에 대해서도 왜 한국에서 일을 하는지, 왜 한국 국적에 집작하는 지 등등 

영화는 친절하지 않다.

이주노동자 노래대회는 어설픈 스토리의 절정이다. 억지 휴머니즘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말하려고 하는 것이 분명하다. 

이주노동자도 우리의 친구다! 우리의 편견을 버려버리자!

결코 가볍지 않은 울림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이다.

독일은 터키 이주노동자에 대해 어떻게 했지?

그 밖에 다른 나라는? 

 

그러나 역시 아쉬운 것은 이주노동자의 시선이 너무 약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왜 한국이라는 나라에 왔는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은 무엇인지.. 단지 가난일까? 단지 외로움일까?

그들이 한국에 적응하는데 무엇이 어려운지..


이러한 문제를 무겁지 않게 다루려다 보니 다소 논점이 흐려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제기가 내 마음을 오랫동안 울리고 있다...

 

시사성 : ★★★★☆

스토리 : ★★☆